사회통합의 개념과 이민자 편입

1. 사회통합의 개념과 이민자 편입

- 이민자를 수용하는 대부분 국가가 현재 당면하고 있는 우선 과제는 이민자의 사회편입 문제

-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전통적 이민국가는 이민 수용의 오랜 역사 속에서 자국의 고유한 원칙과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

- 선발 이민국가인 유럽의 영국, 프랑스, 독일도 시대적 변화에 따라 자국의 이민자 편입 정책을 보완해 왔음

- 일본이나 한국과 같은 후발 이민국가의 경우 이민자 수용원칙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내지 못한 상태에서 증가하는 이민자에 대한 대응을 강구하고 있음

 

1) 사회통합의 개념과 이민자 편입

- 이민자를 수용하는 사회가 해당 사회에 이민자를 편입시키는 정책은 국가마다 다양하게 발전

- 이들 정책의 내용을 규명하고 분류하기 위해 학자들은 각기 나름대로의 분류와 개념 정의를 시도

- 카슬 외(2013)는 이민자를 수용하는 과정을 의미하는 용어로 통합이라는 표현보다는 중립적 의미인 ‘편입’을 제안

- 이민자 편입 유형을 구분 배제, 동화, 통합, 다문화주의로 분류

- 이민자 편입에 있어 중요한 쟁점은 이민자가 개인으로 해당 사회에 편입되는가 아니면 공동체로 편입되어야 하는가에 모아져 있다고 함

- 마이클 새머스는 카슬과 밀러 교수의 분류와 유사하게 배제, 동화, 다문화주의, 통합 유형을 제시

- 통합의 하위 유형으로 유럽연합국가에서 사용하는 동화와 유사한 형태, 다문화주의와 유사한 형태, 상호 순응이 역동적이고 쌍방향적 과정인 형태로 세분하고 있음

① 구분 배제형 편입: 이민자를 주민들로부터 철저하게 구분하고 해당 사회의 주체로 수용하지 않는 것을 의미

② 동화형 편입: 이민자에게 자국 사회의 전통과 정치적 이상을 수용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

③ 통합형 편입: 카슬과 밀러의 정의에 따르면 이민자와 수용사회가 서로 상호조정하며 적응해 나가는 유형

④ 다문화주의형 편입: 이민자가 집단적으로 자신들의 문화를 유지하면서 동등한 권리와 참여를 보장받는 유형

 

 

 

2. 이민자 편입 유형으로서의 동화 정책

1) 미국의 동화 정책: 용광로의 실패

- 이민국가로 출범한 미국은 건국의 주축이었던 앵글로색슨계 백인 개신교도 중심의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했고 이것이 미국사회의 기초라고 생각

- 미국은 이민자들이 이러한 미국 문화에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살게 될 것이라는 신념 유지

- 이러한 신념은 미국을 ‘용광로’에 비유하며 개별 이민자들이 모두 미국사회에 녹아 들어 하나가 되는 국가라는 국가적 자긍심으로 발전

- 실제 초기 이민자들이 대부분 유럽 출신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이민자들의 동화는 성공적

- 미국의 이민자 편입 정책이 변화되기 시작한 것은 이민 환경의 변화와 미국 내 소수자 집단의 권리가 확대되면서부터

이민법과 국적법의 개정은 새로운 이민 환경을 만듦

- 이민자들의 구성과 출신국가가 다양해지면서 문화적 다양성이 증가

- 또한 1960년대 들어 민권운동의 확산으로 소수자 집단의 실질적 권리 보장이 개선되면서 소수자나 이민자 집단의 문화적 권리에 대한 인식도 강화

- 페미니즘과 다문화교육 진영의 문제 제기는 1980년대 이후 미국사회를 더 이상 앵글로색슨계 백인 개신교도 중심의 문화적 정체성으로 상징하지 못하게 만듦

- 교육 영역에서도 ‘누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두고 인종적, 민족적 소수자들과 여성주의자들의 문제 제기는 미국 사회의 가치 체계에 변화를 가져옴

- 미국사회가 다문화주의 정책을 공식적으로 표방하지는 않았지만, 이민자 편입 및 인종관계 정책에서 다문화주의적 가치를 반영하는 변화가 진행

- 용광로로 비유되던 이민자 편입 정책의 신념도 이제는 각각의 야채들이 자신의 색과 맛을 유지하며 한데 어울려 또 다른 맛을 만들어 나가는 샐러드 볼의 비유로 전환되기 시작

- 9.11테러 공격 이후 미국의 이민자 편입 정책이 국가안보와 연계되어 보수화되는 경향도 발견

- 멕시코에서 넘어오는 불법이민자 단속과 국경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정치적 주장도 늘어나고 있으나 미국사회에서 그 비중을 높여가고 있는 이민자 출신 소수자 집단들은 이민자가 미국사회에 기여한 공헌을 강조하며 이민자 편입 정책에 당사자의 목소리를 높여나가고 있음

 

 

2) 프랑스의 동화정책

- 이민자 편입 원칙에서 동화정책을 가장 확고하게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 국가는 프랑스

- 프랑스의 동화정책은 그 뿌리를 프랑스 혁명과 공화주의 이념에 두고 있음

- 프랑스는 1792년 최초의 공화국을 설립한 이래 여러 차례의 왕정복고와 혁명을 거치며 지속적으로 공화국 체계를 만들어 왔음

- 프랑스 공화국은 ‘특정한 종교나 개인 혹은 어떤 공동체가 분열시킬 수 없는 하나의 완전한 실체’라는 사회적 합의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이민자의 편입 정책 역시 당연하게 프랑스 공화주의로의 동화를 요구하게 된 것

- 이민자들이 출신 민족이나 국가 등에 근거한 집단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집단적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음

 

 

3) 동화정책의 한계와 전망

- 미국이나 프랑스의 동화정책이 그 자체로 문제를 지닌다고 평가하기는 힘듦

- 이민자를 수용하는 사회가 특정한 이념이나 가치에 근거하여 국가와 사회를 형성했는데 이민자를 수용하기 위해 이를 전면적으로 파기할 수는 없기 때문

- 실제 해당 사회가 추구하는 동화의 이상이 현실 속에서 실천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이상이 과연 실현 가능한 것인지는 검토할 필요가 있음

- 미국이 동화정책을 포기하게 된 과정은 동화정책의 모순이라기보다는 미국의 인종관계나 민족관계가 더 이상 과거의 동화정책을 그대로 관철할 수 없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 이민자의 출신국가나 지역이 유럽을 벗어나 아시아와 남미로 확장되었고, 인권운동의 경험과 성장은 더 이상 앵글로색슨계 백인 개신교 집단 중심의 국가정체성을 유지하지 못하게 했음

- 현재 미국 사회는 이민자 편입 원칙에 있어 시민사회와 국가차원의 공식적 정책은 차이를 보이고 있음. 시민사회 영역에서는 이민자 개인과 집단의 권리를 보장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확장하려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음. 그러나 국가나 연방정부는 국경통제와 국토안보의 관점에 국한하여 이민자 편입 문제를 고려하고 있는 실정.

- 프랑스는 공화주의 이상을 공유하기 위해 개인으로서의 이민자들에게 모든 권리를 인정하며 지원하지만 집단으로서의 이민자들에게는 어떠한 권리도 인정하지 않고 있음.

- 프랑스의 국민 개념은 공화주의 이념에 동의하는 사람을 의미. 이러한 전통을 유럽 역사에서 프랑스가 정치적 이민자들을 수용하고 신념의 자유를 찾는 박해자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해주는 공헌을 할 수 있게 했음

- 그러나 오늘날 프랑스가 당면하고 있는 이민 환경은 과거와 매우 다름

- 이민자의 대부분이 북아프리카 출신 무슬림들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이 교외지역에 집단 거주하면서 사회적 격리를 당하고 있음

- 극우파 정당인 국민전선이 부상하면서 반이민 정서도 확산되고 있는 상황

- 프랑스 동화정책의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건은 무슬림 이민자 청년들이 실업과 경제적 어려움 속에 폭동을 일으킨 것. 무슬림 이민자의 폭동은 2005년 이래 지속적으로 발생

- 프랑스 정부는 무슬림 이민자 청년들의 구직난과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취업 과정에서의 차별을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으나 무슬림 이민자들이 체감하는 차별과 소외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음

- 프랑스에서 소외 받고 있는 무슬림 이민자들 중 일부는 종교적 정체성 강화. 이러한 현상은 프랑스 사회 내 반이슬람 정서를 확산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음

- 즉 이슬람 부흥과 반이슬람 나아가 반이민 정서가 상호작용하면서 서로를 강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음

- 프랑스 정부나 지식인들은 이러한 현실의 심각함을 공유하고 있지만 공화주의에 입각한 동화정책을 전면적으로 포기하지는 않고 있음

- 정책의 개선과 사회적 계몽을 통해 공화주의 이념을 유지하는 동화정책을 보완하는 수준에서 사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음

- 주목해야 할 것은 프랑스의 톨레랑스 관용 정신. 톨레랑스는 프랑스의 동화정책을 보완해 주는 중요한 사회적 가치이자 담론의 장.

- 프랑스 내 무슬림 이민자들과의 갈등을 공화주의 정신의 강제를 통한 일방적 해결을 도모하기 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포용하는 톨레랑스 정신의 강화를 통해 풀어나가고자 하는 노력이 프랑스 동화정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